다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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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홍대에서 오다가 문득,
몬스터 볼과
어바웃 어 보이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몬스터 볼은 더 극적이라는 것.
예외적인 죽음을 담고 있었으며
어바웃 어 보이는
일상적이라는 것이다.

몬스터 볼은
죽음의 충격으로 인해 우리에게 '보여주기만 하여도' 감정이 전달되었으나
어바웃 어 보이는
휴 그랜트의 입으로 어느정도 '설명해 주어야만' 감정이 전달되었다.

현대의 삶은 지극히 소소해 졌다.

'죽음'이란 사건은 너무나 커다란 것이어서,
그것도 몬스터 볼 처럼 극적인 자식들의 죽음은
빌리와 할 베리를 크게 변화시켜 버린다.
그들 속에 난 커다란 구멍이
조절되지 않는 마음을 팍! 튀어나오게 만들어 버린다.
그들은 두 개의 '어쩔 수 없으므로' 대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은 지나치게 감당하기 어려운 큰 사건으로 허덕이지만
결국 변화를 하게 된다.

하지만 휴 그랜트는 늘 조잘거리며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위거도 조잘거린다.

그러나 그 조잘거림이 대화로 승화되려면 생각보다는 작위적인 사건들이 있어야 한다.
시나리오 상에서는 자연스럽게 보여도
그 작위적인 사건들은 결국 그들에겐 '행운'의 순간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다.
브리짓에게 그 남자가 다가오는 것,
휴 그랜트에게 그 아이가 다가오는 것.

그렇지만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다면 어떡하지?

어바웃어보이에서 누누히 나오는
누군가엑 솔직해지면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뭔가 힘들고 귀찮은 일을 하는 것 보단
어쩌면 자신의 안온한 네모 속에 갖혀 있는 것이
너무나 편리한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생각.
오히려 변하기 전의 휴그랜트가 더 사실적이라는 생각.

왠지......

그렇다고 몬스터 볼의
빌리와 할 베리와 같이
변화를 위해
극적이지만 처절한 사건을 경험해보자고 외칠 수는 없는 것이잖아.
그런 무서운 일은 당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다수의 많은 사람들에겐
오히려 소소하고 작은 사건들
너무나 일상적인 풍경들이
더 무섭고 견고하다는 생각.
너무나 작은 알갱이들이어서 오히려 파악하기가 더 어려운 세상.

이런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