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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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선물받은 책을 이제서야 다 읽었다.
느릿느릿 읽기도 했지만, 느릿느릿 읽고 싶기도 했다.
다 이해하진 못 한 것 같다.
책이 어렵다기 보다는 책이 깊은 사색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래서 시간을 들여서 생각하기 귀찮을 땐 막 넘어갔다.
또한 논어나 맹자가 잘 못 번역되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중국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역이라기 보다는 관념적인 또는 철학적인 언어가
제대로 명쾌하게 번역될 수 없는 한계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이런 영역은 내가 무지한 부분이지만.

중국의 명망있는 소설가가 젊은이에게 해주는 말이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
어찌보면 진부하다 할 기획이지만, 나는 좋았다.
마음에 평온함을 준다.
매일 조금씩 자라는 나무처럼 성장이란 단어를 좋아하는 나에겐
왕멍이 자신의 정체성을 '나는 계속 배워가는 학생이다'라고  규정한 말이 마음에 들었다.
심란한 세상사에서 좀 더 나를 대범하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부글부글 끓는 감정들을 기화시켜 주기도 하고.
모든 고난 기쁨은 다 배움의 와중에 있으니.
그리고 실제로 삶 속에서 배우는 게 참 많다. 늘 새롭다.

여튼, 맘에 드는 책이다.
힘들 때 들고 들여다 보면 마음에 안정을 준다.

막판에 읽은 좋은 구절들. 

p336
<이해가 사랑보다 더 높은 경지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착오를 비판하더라도 우선 상대방을 이해하고, 무엇 때문에 실수했는지를 알며, 무엇 때문에 편면적이고 자만했는지를 아는 것이 좋다. 그의 합리성과 장점과 황당함이 어떻게 표현되고 결합되었는지를 아는 것이 좋다. 절대로 상대방을 괴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그 누구도 상대방을 괴물로 볼 권리가 없으며, 귀신으로 볼 권리가 없다.>


p337
<나는 특별한 상황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특별한 상황보다는 정상적인 상태를 더 중요시 한다. 나도 어느 한 순간 몽상을 한다. 그러나 그 순간의 몽상보다는 정상적인 것을 더 중요시한다. 나는 특별한 상황과 순간적인 감정 때문에 정상적인 상태나 일반적인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나는 평범하고 일상적이고 세속적인 것을 용서하고 동정한다. 적당한 관용은 필요하다.>

p393
<기회가 오면 한 번 웃으면서 그 기회를 이용하고, 기회를 잃게 되어도 한 번 웃는 것이 좋다. 기회는 다만 기회일 뿐이다. 기회의 확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p404
<슬픔을 잊는 것을 기쁨으로 삼는 중에 늙었으니, 이것이 바로 현재 나의 초상이다.>

p406
<"얼굴 색도 변하지 않고, 심장도 뛰지 않는다"는 말이 떠올랐다. 이 말은 가장 표면적인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위대한 혁명 열사 장제가 한 말이라는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