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닥

2002.02.24 17:04

솔직함이 면죄부는 아니다.
어쩔때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고, 그냥 짊어지고 가는 것이 더
솔직한 것일 수 있다.

지나치게 솔직할땐
용서하기도 전에,
바톤이 넘어와 당황스럽게 된다.

도스또 '상처받은 사람들'144-145
<그는 고통스럽게 그녀를 사랑했다. 그는 자주 심란해 하고 슬픔에 젖어 나를 찾아와서는, 자기는 나따샤의 손가락 하나만큼도 가치가 없고 조야하고 악하며, 그녀를 이해할 힘이 없으며 그녀의 사랑을 받을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부분적으로 옳았다. 그들 사이에는 완전한 불평등이 존재했다. 그는 그녀 앞에서 자신을 어린아이로 느꼈고, 그녀도 언제나 그를 아이로 여겼다. 그는 나에게 눈물을 흘리며 자신과 어떤 접대부와의 관계에 대해 고백하면서 동시에 나따샤에게는 이것을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털어놓고 난 후 손샘해진 채 떠면서 나와 함께 나따샤에게 가면(그는 그런 행동을 하고서 그녀를 보는 것이 겁나며 내가 자신을 지원해 줄 유일한 사람이라고 단언하며 반드시 나와 함께 갔다). 나따샤는 그를보는 첫 순간에 이미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치챘다. 그녀는 질투가 매우 심했는데, 어떻게 그녀가 언제나 그의 경박함을 모두 용서해 주는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일은 보통 이렇게 진행되었다. 알료사가 나와 함께 들어서서 소심하게 그녀에게 말을 붙이고 겁먹은 상냥함을 띠면서 그녀를 본다. 그녀는 곧 그가 무슨 짓을 했다는 것을 짐작하지만, 내색을 하지 않고 절대로 먼저 그것에 대해 말을 꺼내지도 아무것도 묻지도 않는다. 반대로 그녀는 한층 더 애교를 부리고 더 부드럽고 명랑하게 대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연기이거나 곰곰이 생각해낸 교활함이 아니었다. 아니다, 이 훌륭한 신의 양에게 있어 용서하고 관용을 베푸는 것은 최고의 기쁨이었다. 마치 알료사를 용서하는 바로 그 과정 가운데서 그녀는 어떤 특벼하고 세련된 즐거움을 찾는 듯했다. 물론 그때는 아직 접대부들만이 관계되어 있었을 뿐이다. 그녀가 온순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보자 알료샤는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그래서 이내 마음을 가볍게 하고 그럼으로써 그가 말하듯 모든 것을 이전 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묻지도 않는데 모든 것을 스스로 털어놓는다. 용서를 받고 나면 그는 희열에 젖어 들고 이따금 기쁨과 감동에 사로 잡혀 울기도 하며, 그녀에게 입맞추고 끌어안는다. 그런 다음 그는 금세 명랑해져서 어린아이 같은 솔직함을 띠고 접대부들과 교제하게 된 것을 세세히 이야기하기 시작하고, 내내 웃으며 나따샤에게 감사하고 그녀를 칭찬한다. 그 밤은 그렇게 행복하고 유쾌하게 흘러가는 그런 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