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닥

2002.02.26 23:48

순수하다고 다 善이 되면 좋지만,
그렇지만
순수하다고 꼭 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때때로 비합리적인 것이 되어 버린다.

도스또 上 '상처받는 사람들' 257-258
<나따샤는 의심은 많았지만, 마음은 순수하고 정직했다. 그녀의 의심도 순수함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녀는 오만했으나 그것은 고상한 오만이었으며, 자신이 높이 평가하는 것이 자신의 눈앞에서 웃음거리가 되어 버리는 것을 참지 못했다. 품위 없는 사람이 가하는 멸시에는 멸시로 응대했지만, 그녀가 성스럽게 여기는 것에 대한 멸시에는 멸시자가 누구든 마음 아파했다. 이런 성격은 의연함이 부족한 데서 연유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세상을 너무 잘 모른다는 점으로부터,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서투르다는 점으로부터, 자신의 둥지 속에 고립되어 있다는 점로부터 유래한 것이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내내 자신의 둥지 속에서 지냈을 뿐더러, 거의 거기서 나오지도 않고 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가장 선량한 사람들의 이런 특성을 아마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아 가지고 있었다. 사람을 집요하게 칭찬하고, 그를 실제보다 더 훌륭하다 믿으며, 그가 가진 좋은 점을 모두 열렬히 과장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나중에 환멸을 느끼게 될 경우 못 견뎌한다. 특히 자신에게 잘못한 것이 있음을 느낄 때는 더욱더 못 견뎌 한다. 왜 그들은 자신이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기대할까? 그리고 그러한 환멸은 끊임없이 그들에게 찾아오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둥지에 조용히 앉아서 세상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나는 심지어 그들이 실제로 자신의 둥지를 너무나 좋아해 사람을 꺼리게 될 정도까지 이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욱이 나따샤는 많은 불행과 많은 모욕을 견뎌야만 했다. 그녀는 이미 병든 존재이고, 설사 내 말 속에 어떤 비난이 들어있다 해도 그녀를 결코 책망할 수 없는 것이다.>

나도, 내 둥지를 좋아하는 사람같다.
때때로 순수한 사람들은
왜 불행을 당해야 하는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를
궁금해 했다. 지금도 역시 그렇지만...
잘 모르겠다.
상처받는 사람들을 읽다가
이 부분이 나의 어떤 일부 궁금증을 풀어준 것 같아서...